욕망(欲望)은 어디에서 오는가 – 프로이트·라캉·푸코의 욕망 이론으로 읽는 인간과 사회

욕망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우리는 흔히 욕망을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 문제로 생각하지만, 20세기 사상은 욕망을 본능, 언어, 권력이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분석해 왔다. 이 글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자크 라캉, 미셸 푸코의 이론을 통해 욕망 개념이 어떻게 확장되고 전복되었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1. 프로이트: 욕망은 억압된 본능이다 1) 무의식과 리비도 이론의 탄생 프로이트에게 욕망은 … 더 읽기

프로이트의 성에 대한 철학 – 인간 정신을 움직이는 가장 깊은 구조를 이해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 성은 단순한 생물학적 충동이나 사적인 쾌락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사유에서 성은 인간 정신 전체를 조직하는 핵심 원리이며, 무의식·자아·도덕·문명까지 관통하는 철학적 개념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왜 고통받는가”, “왜 스스로를 속이는가”, “왜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성을 사유의 중심에 놓았다. 그의 성 이론은 단순한 심리학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급진적인 철학적 재정의였다. 1. 성은 … 더 읽기

뇌 가소성이란 무엇인가?

뇌 가소성(腦 可塑性, Neuroplasticity)이란 인간의 뇌가 경험, 학습, 훈련, 환경 변화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뇌는 성장기 이후에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대 신경과학은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오늘날 뇌는 평생 변화하는 유기체로 이해된다. 1. 뇌 가소성의 과학적 의미 뇌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와 그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다. 뇌 가소성이란 … 더 읽기

담론이란 무엇인가? – 철학자들의 담론 이론을 중심으로

‘담론(disourse)’은 단순한 말이나 토론을 뜻하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담론을 지식·권력·이데올로기·주체 형성과 깊게 연결된 개념으로 분석해 왔다. 1. 미셸 푸코 – 담론은 지식이자 권력이다 담론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자는 단연 미셸 푸코다. 푸코에게 담론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지식을 생산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의 장치이다.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과 『감시와 처벌』 등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담론은 사물을 말하게 만드는 규칙이며, … 더 읽기

교제살인은 왜 반복되는가?

교제살인은 오랫동안 ‘사적인 관계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으로 취급돼 왔다. 연인 사이의 갈등, 이별 후의 충동, 감정 통제 실패라는 설명은 교제살인을 개인의 문제로 축소해왔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정부 공식 통계는 이러한 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여성폭력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현 배우자 또는 연인 관계에서 살인 혹은 살인미수로 … 더 읽기

페미니즘 리부트(Feminism Reboot)란 무엇인가

페미니즘 리부트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사회 담론 중 하나가 바로 ‘페미니즘 리부트(Feminism Reboot)’이다. 뉴스, SNS, 유튜브, 대학 강의실, 직장과 일상 대화까지 페미니즘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이론이나 운동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페미니즘은 예전부터 있지 않았나?”, “왜 굳이 ‘리부트’라는 말을 쓰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 더 읽기

일본인의 기원, 고대 게놈이 밝힌 일본인 인구의 3중 구조 기원

1.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일본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역사 논쟁을 넘어 정체성과 깊이 연관된다. 오랫동안 일본 학계와 대중사회에서는 조몬인과 야요이인의 혼합으로 일본인이 형성되었다는 ‘이중 구조론’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2021년, 이 오래된 통설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도쿄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고대 인골의 전장(全長) 게놈 분석을 통해 일본인의 기원이 단순한 ‘두 갈래’가 아니라 … 더 읽기

피해자성은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 릴리 출리아라키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2025)

1.피해자 담론이 지배하는 시대의 역설 오늘날 공적 담론에서 “피해자”라는 말은 가장 강력한 도덕적 언어로 기능한다. 정치인은 법적 책임을 “정치적 탄압”으로 전환하고, 국가와 집단은 비판을 “차별”이나 “자유 침해”로 재명명함으로써 스스로를 피해자로 위치시킨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성은 약자의 고통을 가시화하는 윤리적 개념이 아니라, 정당성과 면책을 동시에 획득하는 권력 장치가 된다. 릴리 출리아라키(Lilie Chouliaraki)는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에서 이 … 더 읽기

감정화 체제와 동아시아 공론장의 구조 변화 – 오쓰카 에이지 『감정화하는 사회』(2020) 중심으로

Ⅰ. 서론 21세기 동아시아 공론장은 감정이 전면에 등장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을 호명(呼名)하며 지지를 모으고, 언론은 구조적 분석보다 분노·감동·혐오를 자극하는 콘텐츠를 우선하며,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감정 반응을 실시간 수집해 알고리즘적으로 강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회적 감수성의 변화나 개인 심리의 과잉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쓰카 에이지는 『감정화하는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을 정치·경제·문화의 중심 원리가 감정으로 재편되는 구조적 … 더 읽기

몸, 윤리, 그리고 생존의 정치학- 『되살아나는 자본론』(2024)

1. 자본주의의 균열을 응시하는 문제제기 우치다 다쓰루와 이시카와 야스히로는 『되살아나는 자본론』에서 현대 자본주의를 단순한 경제체제로 파악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구성해온 모든 기반—노동, 신체, 재생산, 윤리적 관계—를 전면적으로 침식하는 거대한 구조로 바라본다. “자본주의의 윤리적 붕괴와 인간 존재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저자는 오늘날 금융화된 자본주의가 노동자의 경제적 생존을 위협할 뿐 아니라, 인간이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