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성찰 – 다자이 오사무 단편소설 <황금 풍경>(1939)

겨울 초입의 성찰과 다자이 오사무의 세계 겨울이 문턱을 넘기 시작하면 공기 속에는 서늘한 긴장감과 함께 이상한 평온함이 깃든다.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자리에 드러나는 앙상한 가지들은 마치 우리 일상의 민낯을 보여주듯 한 해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남긴 말들, 의도치 않게 준 상처, 혹은 잊어버린 친절의 순간들이 조용히 떠오르는 때가 바로 이 초겨울의 분위기다. 이러한 … 더 읽기

저무는 태양 아래, 인간의 그림자를 쓰다 — 다자이 오사무의 장편소설 『사양』(1947)

1. 몰락의 순간을 글로 붙잡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1909-1948)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인간 존재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형상화한 작가이다. 그의 생애는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중독과 방황, 관계의 파열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 붕괴의 경험이 그의 문학을 지탱하는 원천이었다. 다자이는 인간 내부의 결핍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고, 자신의 부서진 내면을 언어로 … 더 읽기

중년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집착 -아니 에르노의 소설 『집착』(2001)

노벨문학상 작가 아니 에르노의 문학 세계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는 자신의 삶과 감정, 계급, 기억을 정직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현대 문학의 중요한 흐름을 만들어낸 작가다. 그는 감정을 꾸미지 않고, 여성을 둘러싼 사회적 구조와 몸의 경험, 사랑과 상실의 흔적을 자전적 글쓰기라는 형식으로 풀어낸다.  에르노 문학의 핵심은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구조와 연결해 이해하는 데 있으며, 그 과정에서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