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과 ‘사랑’, 그리고 죽음의 미의식 –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1960)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과 소설 <우국>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은 일본 근대 문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작품은 1936년 일본의 실제 정치 사건인 2·26 사건을 배경으로 하며, 극단적인 충성, 아름다운 죽음, 부부의 일체성 같은 주제가 미학적으로 재해석된다. 무엇보다도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생애 전반에 걸쳐 ‘죽음의 미학’을 강조했는데, 이는 그의 대표작인 『금각사』, 『풍요의 바다』와 함께 <우국>에서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전통적 무사도 정신과 근대 개인주의가 충돌하는 일본 사회의 내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그의 문학은 육체적 단련, 국가에 대한 충성, 미에 대한 집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강렬한 미학은 <우국>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미시마는 1970년 자위대 주둔지에서 직접 쿠데타를 선동한 후 할복 자결했는데, 단편소설 <우국>은 그가 실제로 실행한 죽음의 의식을 문학적으로 미리 구현한 작품이라고 평가된다.심층분석] 일본의 '左'와 '右' : 월간조선

사랑과 죽음의 미적 의식

소설 <우국>의 중심 인물은 정부군 장교인 다케야마 신지 중위와 그의 아내 레이코다. 2·26 사건이 발생하며 중위는 반란군에 자신의 절친들이 참여하고, 자신은 정부군의 일원으로 그들을 토벌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군인으로서의 명예와 동료애, 국가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결국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아내에게 털어놓고, 아내 레이코는 망설임 없이 그의 죽음을 함께하겠다고 답을 한다.

두 사람은 마지막 밤 사랑을 나누며 삶의 절정과 죽음의 절정을 동시에 맞이한다. 이 장면에서 미시마는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의 결합을 극단적으로 묘사하며, 육체적 사랑과 죽음의 의식이 하나의 미적 완성으로 이어진다는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중위는 전통적 할복 의식을 수행하며 죽음에 이른다. 그의 죽음 이후 아내 레이코도 단도를 자신의 몸에 찔러 따라 죽는다. 작품은 이 두 사람의 죽음을 ‘충성’과 ‘사랑’의 절정이자 ‘절대적 미학의 순간’으로 묘사한다.

미학적 성취와 정치적 위험성

소설<우국>은 문학적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미시마의 감각적 문장과 세밀한 묘사는 독자를 강렬한 감정의 세계로 끌어들이며, 부부의 죽음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의식처럼 재현된다. 그의 문장은 육체와 피, 고통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그리며 죽음을 하나의 예술적 순간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크다. 할복을 영웅적 행위로 묘사하고, 국가를 위한 죽음을 절대적인 가치로 서술하는 부분은 군국주의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여성 캐릭터인 레이코가 남편의 결정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모습은 전통적 성 역할을 강화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실제 폭력과 고통이 미학적으로 미화되며 현실적 비극성이 제거된 점 역시 비판적 시각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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