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카페인 에너지음료가 혈압·뇌혈관에 미치는 영향 ― 갑작스러운 고혈압과 뇌졸중은 왜 발생했나

최근 건강하던 50대 남성이 하루 8캔의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마신 뒤, 혈압이 250mmHg를 넘기며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영국 사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흡연도, 과도한 음주도 없던 사람이었고, 평소 활동적인 생활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대체 원인이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이 뒤따랐다. 의료진이 지목한 공통 분모는 고함량 카페인을 포함한 에너지음료의 반복 섭취였다. 

이 글에서는 고카페인 에너지음료가 혈압을 어떻게 급격히 올리고, 뇌혈관에 어떤 방식으로 부담을 주는지를 과학적·의학적 맥락에서 살펴보 고자 한다.

1. 카페인은 왜 혈압을 올리는가?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각성시키는 대표적 물질이다. 섭취 직후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졸음을 줄이고 각성을 높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교감신경이 과속하면 다음 변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 심박수 증가(두근거림)
  • 말초혈관 수축
  • 혈관 저항 증가 → 혈압 상승

일반적인 커피 한두 잔에서는 일시적 상승에 그치지만, 고함량 에너지음료를 반복적으로 마시면 상승 폭과 지속 시간이 커진다. 특히 캔당 150~200mg 수준의 카페인을 하루 여러 캔 섭취하면, 체내에서 “항상 각성 상태”가 유지되어 혈압이 내려올 틈이 없다.

2. 에너지음료가 더 위험한 이유

“커피도 카페인이 많은데 왜 에너지음료가 더 위험하냐”는 질문이 많다. 차이는 흡수 속도와 조합에 있다.

  • 액상 고농축: 빠른 위 배출 → 혈중 농도 급상승
  • 반복 섭취 유도: 피로 회복 착각 → 연속 캔 오픈
  • 성분 중첩: 타우린·과라나·당분이 카페인 효과를 증폭

이 조합은 혈압을 짧은 시간에 크게 올리고, 내려오지 않게 만든다. 실제 사례에서도 약물치료로도 조절되지 않던 혈압이 에너지음료 중단 후 정상화됐다.

3. 뇌혈관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혈압이 급격히 오르면 뇌혈관은 자동조절로 버티려 한다. 하지만 강한 교감신경 자극이 반복되면 뇌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뇌혈관 연축이라고 하며, 일부에서는 가역적 뇌혈관 수축 증후군(RCVS)로 불린다.

  • 혈관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류 감소
  • 특정 부위(시상 등)에 허혈·손상 발생
  • 결과적으로 뇌졸중 증상(저림, 감각 저하, 보행 장애) 출현

중요한 점은 가역성이다. 원인을 제거하면(섭취 중단) 혈관 수축이 풀리고, 재발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다만 이미 손상된 신경은 완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4. 카페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음료에는 카페인 외에도 혈압·혈관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많다.

  • 타우린: 일부 상황에서 심혈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고용량 카페인과 결합 시 심박·혈압 변동성 증가
  • 과라나: ‘천연’이라는 인식과 달리 숨은 카페인 원료
  • 고당분: 혈당 급등 → 혈관 내피 스트레스 증가

카페인 단독보다 ‘칵테일 효과’가 문제다. 성분이 겹칠수록 혈압 상승과 혈관 수축의 위험은 커진다.

5. “나는 건강한데?”가 가장 위험한 이유

해당 사례의 핵심은 기저질환이 없던 사람에게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고혈압 병력이 없어도, 유전적 민감성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겹치면 에너지음료가 방아쇠가 될 수 있다. 특히 다음에 해당하면 주의가 필요하다.

  • 두근거림·두통이 잦다
  • 혈압약을 먹어도 수치가 들쭉날쭉하다
  • 에너지음료를 매일 마신다
  • 밤샘·야근 후 연속 섭취가 잦다
6. 안전 상한선은 얼마일가?
  • 하루 카페인 상한: 성인 기준 400mg
  • 에너지음료는 가능하면 피하고, 불가피하면 주 1~2회, 1캔 이하
  • 두근거림·어지럼·한쪽 팔다리 저림이 반복되면 즉시 중단 후 진료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는 혈압을 급격히 올리고, 뇌혈관 수축을 유발해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행히 원인을 제거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후유증은 남을 수 있다. “각성”이 필요할수록 과용의 대가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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