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자체가 위험하다는 충격적 연구 결과

연말연시가 되면 한국 사회는 유독 바빠진다. 송년회, 동창회, 회식, 가족 모임까지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술잔이 오간다. “한 잔쯤이야 괜찮겠지”, “연말인데 이 정도는 이해해줘야지”라는 말은 너무도 익숙하다. 특히 한국의 술 문화는 친목과 소통, 관계 유지를 위한 윤활유처럼 여겨져 왔다. 술을 권하는 쪽도, 마시는 쪽도 이를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 논문들은 이러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문제는 과음이 아니라 ‘음주 그 자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하루 한 잔, 가볍게 마시는 술조차 특정 암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 하루 한 잔도 구강암 위험 50% 증가

최근 인도 마하라슈트라 암역학센터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5개 의료기관에서 구강암 환자 1803명과 건강한 대조군 1903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약 9g, 즉 표준 술 한 잔만 마셔도 구강암 위험이 비음주자 대비 약 50% 증가한 것이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음자’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술을 마시는 보통 사람들을 위험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연말연시에 “오늘은 한 잔만”이라고 말하며 술잔을 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 모든 주종이 위험-발효주는 오히려 더 치명적

많은 사람들이 “독한 술만 문제다”, “막걸리나 발효주는 몸에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정반대다. 맥주, 위스키, 보드카 등 모든 주종에서 구강암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그 중 지역에서 빚은 전통 발효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구강암 위험이 무려 87%까지 증가했다.

이는 발효주의 제조 과정이나 불완전한 증류, 높은 아세트알데히드 노출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 발효’, ‘전통주’라는 이미지가 결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 술과 담배가 만나면 위험은 폭발한다

연구진은 음주와 흡연이 결합될 때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고 밝혔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씹는 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구강암 위험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알코올이 구강 점막을 약화시키고, 담배 속 발암물질이 더 쉽게 침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구강암뿐 아니라 식도암, 후두암 등 상부 소화·호흡기 암 전반에 적용된다. 연말 술자리에서 흔히 반복되는 ‘술+담배’ 조합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4. 알코올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1급 발암물질

알코올의 위험성은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코올을 인체 발암물질 1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강력한 발암 물질로 전환되며, DNA 손상과 암 발생을 촉진한다.

이 영향은 구강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서 음주와의 연관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술은 특정 장기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인 암 위험 요인이다.

5. “적당한 음주가 건강하다”는 주장과의 충돌

한편 일부 연구에서는 가벼운 음주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미국심장협회(AHA)는 하루 1~2잔의 음주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을 수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암 전문가들과 공중보건학자들은 이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는다. 심혈관계 이득이 일부 있을 수는 있으나, 암 위험 관점에서는 안전한 음주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 흐름은 점점 더 ‘완전한 절주 혹은 금주’ 쪽으로 기울고 있다.

6. 우리의 술 문화를 다시 생각할 때

이번 연구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문제는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느냐가 아니라, 술을 마시느냐 그 자체다. 연말연시의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술자리는 우리의 건강에 생각보다 큰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연말연시 모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택지는 있다. 술잔을 물이나 무알코올 음료로 대체하거나, ‘한 잔 권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음주를 강요하지 않는 문화, 술 없이도 충분히 즐거운 모임을 만드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필요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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