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친혼이란 무엇인가?
근친혼(consanguineous marriage)은 혈연관계가 가까운 사람끼리의 결혼을 의미한다. 보통 사촌(4촌) 이내 결혼을 근친혼으로 분류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공통 조상을 갖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열성 유전질환 발현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에 왕족에서 존재했었는데, 현재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을 금지하는 나라다. ‘혈족’이란 부모·형제자매·조부모·삼촌·고모·사촌 등 피로 맺어진 친족 전체를 의미한다. 즉, 8촌 이내의 혈족은 부모·형제(1촌), 조부모·손자(2촌), 삼촌·고모·조카(3촌), 사촌·당숙·당숙모 등(4~8촌)까지 포함된다. 이 범위 안에서는 유전적·윤리적 문제를 이유로 혼인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2. 왜 근친혼에서 유전 질환 위험이 증가할까?
유전학적으로, 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유전자를 절반씩 물려받는다. 특정 유전질환은 열성(recessive) 유전자가 양쪽 부모에게 모두 있을 때 발현된다. 문제는 가까운 혈연일수록 동일한 유전자 변이를 공유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즉, 부모가 사촌이거나 가까운 친족일 경우
➡ 열성 유전질환을 동시에 전달할 확률이 높아짐
➡ 자녀가 질환을 가지고 태어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2~3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대표적으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선천성 심장질환
- 지적 장애 및 발달 지연
- 청각·시각 장애
- 대사성·희귀질환
- 면역 이상 및 감염 취약성
※ 파키스탄·중동처럼 사촌혼이 일반적인 지역에서는 특정 유전병의 발병률이 지역 내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3. 근친혼의 실제 연구 결과 — 위험은 얼마나 증가할까?
여러 국제 연구를 통해 근친혼의 위험도는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난다.
1) WHO 보고서
근친혼 가정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유전질환 및 사망 위험은 2배 이상 높다.
2) NIH(미국 국립보건원) 연구 – 사촌혼의 경우
- 선천성 장애 발생 확률: 일반 결혼 대비 약 2배
- 영아기 사망률: 약 1.7배 증가
3) 영국 임상유전학 저널
- 사촌혼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중 약 6%가 유전 질환 또는 구조적 이상을 가지고 태어났다. (일반 결혼에서는 약 3% 수준)
- 근친혼이라고 해서 모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 위험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점은 많은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4. 근친혼이 많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건강 문제
근친혼 비율이 높은 중동·남아시아에서는 특정 유전질환이 세대를 거쳐 누적된다.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 희귀질환의 지역적 집중 발생
- 부족·마을 단위에서 특정 질환이 높은 빈도로 반복
- 고위험 신생아의 의료비 증가와 사회적 부담 확대
- 가족 내부에서의 결혼 때문에 가계 간 유전자 다양성이 감소
- 특정 질환이 대를 이어 강화되는 경우도 있다.
5. 근친혼을 예방하거나 건강 위험을 줄이는 방법
근친혼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문화권도 존재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보건 전략을 통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1) 결혼 전 유전자 검사
부모가 모두 열성 유전자를 보유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중동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의무화되어 있다.
2) 결혼 전 유전 상담
가족력·혈연관계를 고려하여 자녀의 위험도를 계산해주는 전문 상담이다.
3) 임신 전·초기 산전 검사 강화
기형 및 유전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출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4) 대중 교육 및 보건 캠페인
유전 질환의 원리와 위험도 정보를 제공하면 근친혼을 줄이거나 안전한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돕는다.
6. 근친혼과 자녀 건강
근친혼은 문화·전통·종교적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 자녀에게 유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확실히 증가하며 국제 보건기구들도 이를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
근친혼이 불가피한 지역에서는 유전자 검사, 유전 상담, 산전 진단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근친혼의 위험성을 이해하는 것은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다음 세대의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
